정신분석이란

PSYCHOANALYSIS(II)

환자의 문제와 이와 관련된 무의식을 분석가와의 분석작업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고 해서 본인의 행동이 일순간에 변화하여 환자가 원하는 안정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신분석치료가 오래 (적어도 수년)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익숙하고 편한 것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수 십년 동안 습관처럼 반복해온 우리의 행동과 사고가 어떤 순간의 깨달음으로서 바뀌는 것은 실지로는 매우 어려운 일 입니다. 정신분석작업 중에도 우리의 무의식적 마음은 옛 것을 고집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저항, resistance), 실지로 이러한 인간의 경향 때문에 정신분석을 받기 위해서는 고도의 지속성과 성실성이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본인의 문제 및 무의식을 계속하여 반복적으로 탐구해 나가는 이러한 과정을 훈습 (working through)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이 어느 정도 이루어 져야, 본인이 이 정말 원하는 것 (무의식적 소망, unconscious wish)이 무엇이며, 이러한 무의식적 소망 중, 포기해야 할 것, 인정해야 할 것 등을 의식에서 알 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외부로부터 주어진 의무나 가치에 의한 생을 살아가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에서 요구하는 것 (무의식 적인 것)을 현실화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게 됩니다.
정신분석이 다 되었다고, 본인의 무의식을 모두 알게 되었다고 해서, (실제로는 정신분석이 완전할 수도 없고 본인의 모든 무의식을 전부 알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여겨집니다.), 그리고 훈습이 어느 정도 되었다고 해서, 환자의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한 인간으로서의 한계와 제약성, 인생의 고통이 환자 앞에 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분석 후 환자가 느끼는 다른 점이 있다면 본인의 어려움을 예전에 비해 덜 두려워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고통을 처리해 갈 수 있는 환자의 능력 (자아의 기능, functions of ego)이 정신분석과정 (psychoanalytic process)을 통하여 배양되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가지게 되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즉, 정신분석은 한 환자로 하여금 모든 것을 전부 통달하여 어려움이 전혀 없는 상태로 만든다기 보다는 어려움이 있을 때, 그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 대처해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신분석은 환자로 하여금 인생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본인의 한계성을 인정하게 하여, 좀더 현실적이고 (realistic), 인간적인 (humanistic) 사람으로 만드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 한국정신분석학회-